아이들, 그 이상(4) - "스스로 만든 벽"
- "아빠!! 아빠를 위해 내가 만들었따?!"
입고리가 귀에 걸릴만큼 자신있게 봉투 하나를 꺼내어 보여 줍니다. 편지봉투도 아닌 것이, 종이를 잘게 자르고 어렵풋이 보이는 모습으로는 비닐 조각도 조금 섞여 있는 모습입니다.
도데체 이게 뭘까??? 라는 스스로의 물음과 함께 잠시 생각에 빠졌습니다. 그냥 아이한테 물어 볼까?? 아니, 잠깐 기다리면 아이가 이게 무엇이라고 말해 줄꺼야.. 라고 혹시라도 즐거움과 기대에 넘쳐 있는 아이의 마음에 부합해 보고자 꼼수를 부려 보았습니다.
하지만, 1분이 흐르고, 다시 또 5분이 흘러도 아이는 먼저 알려 주지는 않았습니다.
- "아이와 극장 가보신 적 있나요??"
아직 미취학 아동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조금씩 읽어 가는 한글, 그리고 서툴긴해도 나름의 의사표현에는 충분하다고 생각되었던 작년 이 맘때를 처음으로 아이들을 대상으로하는 애니메이션을 가끔 보러 가게 됩니다.
극장 하면 무엇이 떠오르시나요?? ^^; 저는 영화도 영화지만, 영화와 함께하는 대표적 주전부리인 "팝콘"을 거의 대부분의 경우 함께 즐기고는 한 답니다.
말은 하지 않았지만, 아이는 이 모습의 기억이 인상깊이 받아 들이고 있었구나 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 바로, "팝콘" 이었습니다.
하얀색 종이 조각은 고소한 맛의 팝콘을.. 그리고 노란색 틈틈히 섞여 있는 종이 조각은 카라멜 맛의 달달함이 묻어 있는 팝콘, 그리고 비닐 조각은 둥글 둥글한 모습을 만들어 내었다고 합니다.
아이들의 시선과 생각, 그리고 상상력은 창의력이라는 이름으로 포장이 되기도 하지만, 이런 생각을 해내고 형상화 해내었다는 것이 꼭 모두 칭찬해야 할 일은 아닐 수도 있습니다. 이 시기에는 어떤 아이라도 자연스러운 모습일 수도 있으니 말이죠.
하지만, 이런 일반적인 아이들의 모습, 즉 특출나거나 특별한 모습이 아님에도 우리와 같은 어른들은 그 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끼워 보려 하거나, 행여 그런 시도나 생각을 하지 않았더라고 무의식 속에 고정관념이라는 벽을 만들어 놓은게 아닌가 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결코, 같은 사물이나 모습을 보면서도 보이지 않는, 그리고 들여다 볼 수 없는 그런 선입견이라는 "스스로 만든 벽"을 말이죠..
단지, 일상 속의 하나의 에피소드만으로 복잡한 세상살이의 모든 면에 빚대어 어른은 아이같은 순수함이 없어요 라고 말하는 것 역시 옳지 않으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기에 더더욱이 내 옆사람, 내 주변이 나와 잘 맞지 않거나, 사고가 다른 이들을 바라 보는 내 시선은 과연 어떤가?? 라는 생각을 해 볼 필요는 있지 않을까 합니다.
당장, 하루하루 바삐 흐르는 일상도 버거운데,, 뭘 이런것 까지..^^; 맞습니다. 혹시 오후라도 잠시 짬이 난다면, 내가 바라보는 시선에 대해서 냉정하게 생각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내 옆사람이 되었던, 가장 소중하다고 생각하는 내 가족이 되었든, 그리고 만약 그 가족 구성원 중 한 사람과 최근 들어 트러블이 있다면, 꼭 한번 쯤은 말이죠..